안녕하세요.
다들 한국 월드컵 4강 진출, 2002년 한·일 월드컵의 일명 4강 신화에 대해서 기억하시죠? 벌써 20여 년 전 이야기라 젊은 친구들은 경험하지 못했거나 기억이 가물가물한 친구들도 있을 것 같네요. 제 생에 그런 경험을 또 할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그래서 그때의 이야기에 대해서 한번 해보려 합니다.
한·일월드컵 공동개최
2002년 월드컵은 역대 최초 두 개국의 공동개최이자, 최초의 아시아 개최 월드컵이었다는 것에 큰 의미가 있었습니다. 바로 한국과 일본이 월드컵을 공동으로 개최한 것입니다.
당시에 월드컵 개최는 유럽과 아메리카 지역에서 번갈아 가며 대회를 유치하는 분위기가 조성되어 있었습니다. 그러다가 아시아지역에서도 월드컵을 개최할 때가 됐다는 분위기가 형성되기 시작했고, 아시아에서 월드컵을 개최할 만한 국가는 축구 실력으로 보나 경제적 상황으로 보나 한국과 일본뿐이 없다는 결론을 내리게 됩니다. 그렇게 해서 한국과 일본은 함께 월드컵 개최 제안서를 FIFA에 제출하면서, 한국과 일본은 월드컵을 유치하기 위한 치열한 경쟁을 시작하게 됩니다. 이때 세계 주요 국가들은 일본 개최를 지지하는 국가와 한국 개최를 지지하는 국가로 나뉘며 한국 개최이냐 일본 개최이냐를 두고 의견이 엇갈리는 과정도 있었는데요. 그러다가 한·일 공동개최 이야기가 나오고 한국은 이를 수용하였고, 그 후 일본도 수용하면서 결국 한·일 월드컵 공동개최가 결정되게 되었습니다. 한·일 월드컵 공동개최가 난 후 일본은 결승전은 일본에서 치르겠다고 주장하였고, 한국은 그 주장을 수용하는 대신 2002년 월드컵 공식 명칭을 한국을 먼저 넣어서 한·일 월드컵으로 하고 개막식과 개막전을 치르겠다고 하여 양국 합의결과 그대로 결정이 나서 월드컵 공식명칭이 한·일 월드컵으로 정해지고 우리 한국은 개막전을 치르게 되었습니다.
대한민국 조별리그
2002년 한·일 월드컵에서 대한민국 대표팀은 D조에 속하여 폴란드, 미국, 포르투갈과 한 조가 되었습니다. 정말 어느 한 팀도 쉬운 팀이 없다고 평가되었습니다. 당시 대한민국 대표팀은 히딩크 감독을 수장으로 하여 황선홍, 설기현, 유상철, 박지성, 홍명보 등의 선수를 주축으로 팀을 구성하여 월드컵 1승 달성과 16강 진출을 목표로 대회에 참가하였습니다. 2002년 월드컵 이전까지 대한민국은 월드컵에서 단 1승도 거두지 못한 상태였거든요. 자국에서 펼쳐지는 월드컵 대회에 선수들은 엄청난 긴장감과 국민들의 16강 진출에 대한 염원을 담아 조별리그 첫 경기인 폴라드와의 경기가 시작됩니다.
조별리그 1차전 대한민국 vs 폴란드
긴장감 속에, 그리고 월드컵 첫승을 꼭 이루고자 하는 마음으로 1차전에 임한 대한민국 대표팀은 경기 시작 후 폴란드의 날카로운 공격으로 몇 번의 위기를 맞는 등 경기가 쉽지 않겠다는 분위기로 넘어갑니다. 하지만 정말 벼락같이 한국팀의 선취골이 터졌습니다.
전반 25분, 이을용의 크로스를 받아 황선홍은 그대로 발리슛으로 득점에 성공하면서 1:0으로 대한민국이 앞서나가게 된 것이죠. 정말 월드컵 첫 1승이 가까워지고 있다는 전망에 전 국민이 들썩이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후반전에는 유상철의 벼락같은 중거리 슛으로 추가 득점에 성공하면서 2:0으로 앞서나가기 시작했고, 경기는 그대로 종료되면서 대한민국 축구국가대표팀은 월드컵 첫 1승을 달성하면서 기분 좋게 첫 경기를 마치게 됩니다. 이 경기 후 뭔가 대한민국 팀이 심상치 않다는 느낌을 받기 시작했던 것 같아요.
조별리그 2차전 대한민국 vs 미국
기분 좋은 월드컵 첫승을 달성한 대한민국팀은 조별리그 1승을 달성해 두어 아무래도 조금 가벼운 마음으로 조별리그 2차전 미국전에 임했던 것 같습니다. 당시 분위기는 아무래도 조별리그 마지막 상대인 포르투갈은 다소 어려운 거 같으니 미국전을 반드시 이기고 2승을 확보하여 16강 진출을 하겠다는 분위기였는데요. 막상 경기가 시작하자 1차전 경기와 다르게 답답한 분위기에서 경기가 진행됩니다. 그러다가 결국 전반 24분 실점하게 됩니다. 만회골을 노리던 대한민국팀은 전반 38분 미국의 파울로 페널티킥을 얻어내게 됩니다. 하지만 키커로 나선 이을용 선수는 페널티킥을 실패하게 되죠. 이렇게 0:1로 지고 있는 상황이 이어지던 중 후반 33분 프리킥을 얻은 대한민국팀은 이을용 선수의 긴 크로스를 안정환이 헤딩슛을 성공시켜 극적인 동점골을 만들어 냅니다. 이렇게 경기는 1:1 무승부로 경기가 끝나게 되면서 다행이면서도 아쉬운 경기가 됩니다.
조별리그 3차전 대한민국 vs 포르투갈
조별리그 성적 1승 1 무를 기록하고 있는 대한민국팀은 마지막 상대 포르투갈을 만나면서 최소한 무승부를 거둬야 16강 진출의 가능성을 높을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상대가 상대인지라 쉽지 않겠다는 생각이 많았습니다. 당시 포르투갈팀에는 세계적인 선수인 '피구'가 있었고, 포르투갈팀 역시 16강 진출이 확정되지 않은 상태라 우리와의 경기에서 전력을 다해 경기에 임할 것이 분명하기 때문에 어려운 경기가 예상되었습니다.
경기가 시작되고 대한민국팀은 강팀을 만나 어려운 경기가 예상되는 가운데, 갑자기 돌발 변수에서 상황이 풀리기 시작했습니다. 바로 전반전 포르투갈 선수가 박지성 선수를 향해 매우 위험한 태클 시도로 퇴장을 받게 된 것입니다. 포르투갈 입장에서도 대한민국에게 지게 되면 사실 탈락하게 되는 상황으로 어려운 상황을 맞게 된 것입니다. 그런데 거기에 더해 후반전 포르투갈 선수가 경고 누적으로 또 퇴장당하게 됩니다. 이렇게 포르투갈팀은 중요한 경기에서 스스로 경기를 망치고 있었고, 대한민국팀은 이틈을 타 후반 25분 이영표 선수의 크로스를 박지성 선수가 가슴트래핑 후 슛을 성공시켜 대한민국팀이 선취골에 성공하면서 1:0으로 경기를 앞서 가게 됩니다. 그 후 이대로 경기가 종료되면 조별리그 탈락을 하게 되는 포르투갈팀은 매서운 공격을 퍼부었지만 결국 득점에 실패하면서 경기는 1:0 대한민국팀 승리로 종료하게 됩니다. 이로서 대한민국팀은 2승 1 무의 훌륭한 성적을 거두로 조 1위로 16강 진출에 성공하였고, 월드컵 역사상 첫 16강 진출에 성공하면서 축구역사를 다시 쓰게 되었습니다.
16강전 대한민국 vs 이탈리아
당시의 분위기로는 첫 16강 진출이라는 대업적을 달성한 대한민국 대표팀을 향한 관심과 응원이 정말 대단했었습니다. 그러한 상황 속에서 이탈리아를 상대로 8강 진출권을 놓고 싸우게 되었는데, 이탈리아팀은 더 말할 필요 없이 축구 강팀이죠. 당시 월드컵 우승을 세 번이나 우승했던 팀이었고(참고로 2002년 월드컵 이후 2006년 월드컵 우승하면서 현재는 4회), 유럽 세계 최고 수준의 축구 강국이었던 터라 정말 힘든 경기를 예상했었죠. 그래도 대한민국 내에서는 이 분위기를 타고 8강까지 가보자 이런 분위기와 함께 이탈리아에게 져도 "잘했다"라는 응원을 보내자 라는 분위기도 있었습니다.
경기는 시작되었고, 이탈리아 선수들은 예상보다 더욱 거칠게 경기에 임했습니다. 초반부터 우리의 기세를 꺾으려는 전략인 것 같았습니다. 하지만 전반 3분 한국팀은 이탈리아 선수의 파울로 페널티킥을 얻어냅니다. 성공만 한다면 의외로 쉽게 경기를 이끌고 갈 수 있는 상황이었죠. 이때 나선 안정환 선수, 하지만 안타깝게도 페널티킥에 실패하고 맙니다. 페널티킥 실패로 위축된 대한민국팀은 결국 전반 18분 이탈리아 비에리 선수의 헤딩골로 실점하고 맙니다. 그 후 0:1로 지고 있는 상황이 유지되면서 이대로 지면 모든 게 끝나는 상황으로 히딩크 감독님 선수 교체를 통해 공격력을 보충하면서 총공격 전략으로 나서게 됩니다. 이 전략이 주효했던 것일까요. 이제 졌다 싶은 상황에서 후반 43분 설기현의 왼발슛이 성공하면서 경기를 다시 원점으로 돌려놓습니다. 종료 직전에 말이죠. 정말 대단했습니다. 결국 경기는 1:1 무승부로 전·후반전이 끝이 나게 되고 연장전에 돌입하게 됩니다.
연장전에서는 양 팀의 공격이 매우 활발해지면서 결정적인 순간을 서로 만들어내면서 아슬아슬한 경기를 이어나갔습니다. 당시에는 연장전에서 골이 나면 그대로 경기가 끝나버리는 '골든볼' 제도가 시행 중이었던 터라 언제 골이 터져 경기가 끝나버릴지 모르는 상황이었습니다. 그러던 중 연장 후반전 10분 이용표의 크로스를 안정환 선수가 헤딩슛을 성공시켜 극적인 골든볼이 터져 대한민국 승리로 경기가 끝나게 됩니다.
정말 극적인 승부였고, 이 경기가 대한민국 축구 대표팀의 경기 중 가장 기억에 남을만한 경기로 뽑히기도 하죠. 이렇게 해서 대이변을 일으키면서 대한민국팀은 8강 진출까지 성공하게 됩니다.
8강전 대한민국 vs 스페인
8강까지 진출한 대한민국팀은 4강 진출을 놓고 스페인과 경기를 벌이게 됩니다. 스페인 또한 축구 강국이죠. 당시 대한민국의 상황은 믿을 수 없는 한국팀의 경기력에 놀라기에 바빴고, 국내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서 대한민국팀에 관심이 집중되기 시작했습니다. 전 세계적인 관심을 받는 상황에서 스페인과의 경기가 진행됩니다.
경기내용은 말 그대로 혈투에 가까웠습니다. 각종 오심논란이 일어나기도 했고, 위험한 태클에 각종 반칙이 난무했고 정말 힘든 경기 중 하나였다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결과를 먼저 말씀드리자면 0:0으로 전·후반전 경기가 끝나게 됩니다. 양 팀의 골은 터지지 않고 경기 내내 정말 양 팀이 치열하게 싸웠습니다. 승부를 가리지 못하게 되어 연장전에 가게 되었고, 연장전에서도 양 팀은 승부를 가리지 못해 승부차기까지 가게 됩니다. 정말 잔인한 승부차기. 당시의 긴장감은 정말 하늘을 찌를듯했습니다. 온 국민이 가슴을 부여잡고 경기를 봤던 걸로 기억하는데요. 양 팀은 키커가 계속 성공시키면서 4번째 키커까지 왔는데 스페인의 4번째 키커인 호아킨 선수가 실축을 해버리고 맙니다. 그리고 대한민국의 마지막 키커 홍명보 선수, 성공하게 되면 대한민국의 승리로 경기가 끝나게 되는 상황에서 역시 레전드 선수답게 침착하게 성공시켜 버립니다. 이로서 대한민국이 4강전인 준결승까지 진출하게 되는 믿을 수 없는 일이 실제로 벌어지게 된 것입니다.
4강전 대한민국 vs 독일
정말 한 경기 한 경기 혈투를 벌이며 어느 경기하나 쉽지 않았던 대한민국 대표팀은 체력의 문제를 안고 독일전에 임하게 됩니다. 이제 독일만 이긴다면 월드컵 결승전에 진출한다는 허망 같지만 허망 같지 않은 꿈을 꾸며 온 국민이 경기를 지켜봅니다. 하지만 예상대로 대한민국팀의 체력이 이전 같지 않았습니다. 역시 16강전과 8강전 모두 연장전까지 접전 끝에 승리를 하면서 체력이 많이 소진된 상태였거든요. 하지만 정말 아쉬운 경기였습니다. 골이 터지지 않는 상황이 이어졌습니다. 특히 우리 이천수 선수의 기습적인 슈팅이 있었는데 독일의 골키퍼 '올리버 칸'의 선방에 막혔습니다. 모두가 '들어갔다!'를 외칠 정도로 예리한 슛이었거든요. '올리버 칸'의 이 선방은 2002년 월드컵 슈퍼세이브 1위에 기록되었고, 대회 MVP와 최고의 골키퍼에게 부여하는 야신상을 석권하게 됩니다. 이렇게 아쉬움을 뒤로한 채 우리 대한민국 대표팀은 열심히 싸웠지만 결국 후반 30분경 독일의 '발락' 선수의 슈팅을 이운재 선수가 선방하였으나 다시 흘러나온 볼을 발락 선수가 재차 슈팅하면서 실점하게 되어 아쉽게 0:1로 패하게 됩니다. 정말 아쉬움은 이루 말할 수 없지만 그 누구도 우리 대한민국 대표팀을 질책하는 사람은 없었습니다.
3·4위전 대한민국 vs 터키
결승진출에 실패한 대한민국 대표팀은 터키와 3·4위 전을 치르게 됩니다. 정말 월드컵에서 할 수 있는 7경기를 다 한 것이죠. 이것만으로도 정말 대단하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터키와의 3·4위전은 사실 승패를 떠나 축제의 분위기에서 모두 다소 편하게 경기를 지켜보게 됩니다. 이겨서 3위를 하던, 패하여 4위를 하던 우리 대한민국은 최선을 다했고 최고의 성적을 올렸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죠. 하지만 너무 편하게 경기를 지켜보았던 것일까요. 경기시작 11초 만에 대한민국팀은 수비의 실수로 실점하게 됩니다. 그 후 전반 9분 이을용이 멋진 프리킥을 성공시켜 만회골을 터뜨렸습니다. 하지만 이후 내리 2골을 더 실점하여 1:3으 스코어가 되었고, 후반 인저리 타임에 송종국 선수의 중거리 슛으로 1점을 만회해 최종 2:3으로 대한민국이 패하게 됩니다. 정말 체력적으로 힘든 상황에서 최선을 다한 경기였기에 월드컵 마지막 경기를 끝낸 대한민국 대표팀에게 온 국민은 뜨거운 박수를 보내게 됩니다.
일본 성적
그러면 같이 월드컵을 공동개최한 일본은 어땠나 궁금하실 분이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2002 한·일 월드컵 일본 성적을 언급하자면 간단히 언급하자면, 일본은 H조에 속하여 벨기에, 러시아, 튀니지와 함께 한 조가 되어 2승 1 무로 16강에 진출하게 됩니다. 사실 이 정도면 일본도 엄청난 성과를 이뤄낸 것인데 대한민국의 4강 진출에 정말 가려지게 되죠. 16강에 진출한 일본은 터키를 만나 0:1로 패하면서 대회를 마무리하게 되었습니다.
이렇게 우리 모두가 기억하는 2002년 한·일 월드컵 4강 신화 과정 등을 다시 한번 이야기해 보았습니다. 당시에는 거리응원이 난리였죠. 저 또한 모든 경기를 서울시청 거리에서 응원하면서 지켜봤습니다. 정말 거리의 열기가 엄청 뜨거웠고 제 인생에 손꼽을만한 친구들과의 재미있는 추억이었던 것 같습니다.
'스포츠' 카테고리의 다른 글
역대 일본 월드컵 성적과 역사에 대해 알아볼께요(ft.월드컵 진출 횟수) (0) | 2023.09.18 |
---|---|
한국 축구, 사우디 아라비아와의 평가전 승리로 클린스만호 첫 승 (0) | 2023.09.13 |
서연정 골프선수, KG 레이디스 오픈 대회 첫 우승 (0) | 2023.09.03 |
손흥민 헤트트릭! 토트넘 vs 번리 전 5:2 대승 (0) | 2023.09.03 |
김민재 경기 바이에른 뮌헨 vs 아우크스부르크, 케인 활약 3:1 완승 (0) | 2023.08.29 |